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도 노무현 대통령께서 환하게 웃으면서 한 말씀하실 것 같은데...
어제 토요일은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30년 만에 모교를 방문하여 꿈에도 그리던 동창들과 은사님들을 모시고 만남의 축제를 여는 '홈커밍데이' 였습니다.
은사님들과, 학창시절 고락을 함께 했던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평소보다 더 일찍 깨어났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들러서 우리 국제고 3학년 7반 아이들 자율학습 시작하는 것 보고, 힘내서 열심히 하자는 격려의 말을 한 후, "선생님은 이제 30년 전으로 과거여행을 떠날거야. 우리 내일 오후에 보자" 라고 인사말을 한 후, 헬스클럽으로 향했습니다.
고3 담임이라 운동 할 시간이 통 없어서 '쉴토' 정도에만 시간을 낼 수 있었던 터이라, 런닝과 운동을 한 후 '홈커밍데이' 참석을 준비할 요량으로 헬스클럽으로 향했습니다. 쉴토 아침이어서인지 어제 아침은 저 밖에 없었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저 혼자이기 때문에 체육관내의 음악소리를 줄여도 되기 때문이지요.(평소에는 볼륨이 너무 커서 ...) 막 볼륨을 줄이려고 오디오로 향했을 때, 전 나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케이블TV화면 자막에 나오는 '노 대통령 사망'
분명 오보이거나 장난제보로 여겼습니다. 즉시 공중파채널로 돌렸습니다...
아! 사실로 보도 되고 있었습니다. 추락사인것은 분명한데, 단순 실족사인지 자살인지 확인 중이라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고, 운동을 즉시 중지하고 옆 목욕탕으로 가서 다른 채널을 시청중이던 목욕탕 손님들에게 노대통령님의 서거소식을 전하고 채널을 돌렸습니다. 모두가 경악하고 탄식을 하면서 시청을 하였고,
전 대충 샤워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아내와 함께 가슴이 무너지는 비통한 심정으로 TV보도를 지켜보면서 회한이 밀려왔습니다.
격랑의 한 세대를 살아왔던 486세대의 한 인간으로서,
이나라의 민주화를 위해서 젊음을 바치고 피 흘리면서 불의와 독재에 항거해왔고, 결국은 참여정부를 창출하여 이 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꽃 피웠던 '바보 노무현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지금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요...
"국민 여러분! 놀래셨지요. 저 노무현, 여기 그대로 있습니다. 언론이 오보를 했네요!" 라고 짠하고 나타나실 것만 같아요...
분노가 솟구쳐 오름을 금할길 없습니다...
진정 죽어야할 자들은 버젓이 살아있고,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추악한 다수의 더러운 세력들은 버젓이 활개치고 있는데...
마지막 가시는 길에서 그 분이 느끼셨을 그 수 많은 회한과 슬픔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내일 수업을 잘 해야할텐데...
자신이 없어요...
제가 교사인 것이 처음으로 한스럽네요...
당장이라고 봉화마을로 달려가고 싶은데...
저는 고3담임이랍니다...
아~ 무한경쟁으로만 치닫고 있는 이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고3 담임이랍니다...
우리 아이들때문에 난 갈수 없어요. 봉화마을에...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때문에 나는 참아야 합니다.
이 처참한 슬픔을....
노무현 대통령님!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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